역대급 흥행작 "라라 랜드(La La Land)"
드디어 "라라랜드"에 대해 적어볼 기회가 왔습니다. 제가 라라 랜드를 본 지는 꽤 오래됐습니다. 저는 매번 영화 감상평을 남기곤 하는데, 웬일인지 이 작품을 본 이후에는 글을 작성하는 것을 까먹어서 이 영화를 주제로 남긴 글이 없습니다. "라라 랜드"는 영화의 내용도 좋은 편이고, 여기에 영상미와 음악까지 더해져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 영화는 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주제가상, 음악상까지 총 7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고, 7개 부문 모두에서 수상이란 쾌거를 이뤘습니다.
사실 라라랜드가 이렇게까지 인정받았는지의 여부는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서 느껴지는 반응만으로도 엄청나게 흥행한 작품임을 틀림없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한동안 라라 랜드 OST를 반복 듣기하고 다녔으며, 라라 랜드 포스터나 일러스트레이션이 각종 문구, 디자인, 인테리어 소품 등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계기로 탭댄스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랬을지 쉽게 예측하거나 측정할 수는 없지만, 이 영화를 보고 옛 연인을 떠올리거나 연락한 사람들도 엄청 많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한때, 이 영화의 대표 주제곡인 "City of stars"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 부르며 녹음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는 그만큼 흥행했던 작품이기에, 개봉한 뒤 벌써 6년이란 시간이 지났음에도 "라라 랜드"를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La La land"는 "꿈의 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어에는 부정적인 뜻도 있어서, "live in La La land"라고 말하면 "사리분별 못하고 꿈속에서 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의미는 이 영화 안의 두 주인공을 잘 묘사해주기도 합니다. 주인공 남녀는 사랑을 포기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인공들은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합니다. 그리고 "La La land"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할리우드가 위치해있는 로스엔젤리스를 LA라고 표기합니다.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오디션을 통해 LA로 진출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뜻에서 이 제목에 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영화 도중 두 남녀가 별들로 수 놓인 밤하늘을 떠다니며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꿈 속 세계를 말하는 "La La land"라는 제목과 딱 어울리기도 하였습니다.
모두의 깊은 공감을 얻어낸 탄탄한 스토리
이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데에는 물론 좋은 음악과 춤, 다양한 색감의 연출, 이로부터 비롯된 전체 영상의 아름다움 등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스토리가 공감을 많이 얻었던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로는 라라 랜드의 주인공들처럼 꿈과 사랑의 갈림길에서 어쩔 수 없이 꿈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연애를 십 대의 후반에서 이십 대 초반에 처음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회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안정을 얻기까지는 이로부터 10여 년 정도가 필요합니다. 이 시기에 사람들은 진로를 찾아 방황하기도 하고, 아니면 원하는 일이 확고하더라도 인정받지 못하거나 확신이나 경제적 뒷받침 없이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힘든 상황을 마주하다 보면 주변의 소중한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인들은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로는 주인공들과 같이 자신의 꿈에 더 집중하거나,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적 이동을 겪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별을 겪은 사람들은 이 영화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위에서 서술한 이유로 결별한 것이 아니더라도, 모든 연인은 인생이란 필름의 한 부분을 같이 보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연인이었던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것을 하고 싶어했는지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이 흘러 그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 보게 되었을 때 전 연인이 오랜 꿈을 이루었다면 기특할 것이고, 반대로 이루지 못한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라라 랜드는 우리가 한때 사랑했던, 그리고 삶을 치열하게 함께 보냈던 전 연인에 대해 느끼는 이러한 마음을 너무 잘 표현했습니다. 그렇기에 배우 라이언 고슬링의 마지막 미소에서, 그리고 그들이 헤어지지 않고 함께했다면 어떤 삶을 이뤘을지 상상으로 표현한 마지막 영상에서 이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이 그 표현력에 깊은 탄식을 자아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좋아했던 영화이지만, 너무 담담한 결론 때문에 조금 아쉬움이 남기는 했습니다. 이들이 조금만 더 사랑했다면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조금 듭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런 사이였다면 지금 이 영화의 결말보다는 영화 "먼 훗날 우리"와 같은 전개가 더 어울릴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영화 "라라랜드"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영화 "먼 훗날 우리"도 꼭 한 번 봐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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