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녀 다프네의 사랑
2020년 크리스마스에 등장했던 브리저튼 시즌 1은 공개와 동시에 역대 가장 인기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되었다. 시즌 1에서는 브리저튼 가문의 장녀 다프네와 헤이스팅스 공작의 사랑이야기를 다루었다. 다프네는 보는 이들이 감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새하얗게 우아하고, 예뻤으며, 당찬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 헤이스팅스 공작은 전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섹시했다. 그를 섹시함만으로도 세상을 평정할 수준이었으나 그에 더불어 다정했고, 뚝심 있었으며, 사리분별도 정확했고, 한 여자를 사랑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 둘이 처음부터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서로 부딪혔다. 첫 만남에서부터 두 주인공은 각자의 주장이 강했고, 서로 다툼을 일삼았다. 그러나 이들의 감정선은 점차 변화했고, 이에 따라 긴장감이 돌면서 시청자들은 이 둘의 관계에 몰입되었다. 다프네를 위해 오빠인 앤소니와 그의 친구이기도 한 헤이스팅스 공작 간에 목숨을 건 결투까지 이루어지면서 드라마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 이와 더불어 1810년대 영국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국 사교계의 화려한 생활, 아름다운 옷, 로맨스에 눈이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고, 신원이 불분명한 미스터리 작가 레이디 휘슬다운은 누구일지 궁금해하는 것 역시도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했다. 이러한 다방면의 흥미요소 덕분에 브리저튼 시즌1은 흥행할 수밖에 없었다.
장남 앤소니의 사랑
브리저튼 시즌 2는 올해 3월 25일 공개되었다. 시즌 1이 장녀 다프네의 사랑을 다루었다면, 시즌 2는 장남 앤소니의 사랑을 다루었다. 시즌 1에서 앤소니는 수염을 지닌 사나이었다. 그는 오페라 가수와 사랑을 나누었지만, 현실에 부딪혀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가 장남이 아니었더라면 진정한 사랑과 함께 도주했을 수도 있으나, 그는 8남매 중의 첫째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그는 자작이라는 작위와 브리저튼 가문의 가장자리를 물려받았기에 도망갈 수가 없었다. 그는 가족들과 가문을 책임져야만 했다. 그렇기에 그는 사랑은 아픔만을 남겼고, 이제는 사랑을 포기했고, 가문을 지키기 위한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여자 집안의 조건을 보고, 타오르는 사랑이 아니더라도 적당히 마음에 드는 상대와 결혼하려고 마음먹는다.
그러던 차에 이번 해에는 사교계에 인도계 영국인인 케이트 샤르마, 에드위나 샤르마가 등장한다. 두 자매의 어머니는 원래 영국에서 그 해의 다이아몬드로 뽑혔으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영국 사교계에서 도망쳐 인도에서 삶을 보냈다. 그러나 남편이 먼저 세사을 떠난 뒤, 두 자녀의 결혼을 위해 영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두 자매는 매력적인 외모와 기품으로 단숨에 사교계의 다이아몬드로 떠오른다. 앤소니는 둘째 딸인 에드위나 샤르마에게 청혼을 하려 하나, 사랑이 아닌 조건을 보고 결혼하려는 앤소니의 속셈을 알아챈 에드위나의 언니 케이트가 앤소니의 접근을 막고자 한다. 이 때문에 케이트와 엔소니는 충돌하게 되고, 시즌 1의 공작과 다프네처럼 서로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앤소니는 이미 에드위나에게 청혼을 한 상태이고, 에드위나 역시도 앤소니를 좋아하고 있다. 브리저튼 시즌 2에서는 케이트와 앤소니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과연 부부가 될 수 있을지를 그리고 있다. 다만 이미 시즌 1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가 이루어졌을뿐더러, 레이디 휘슬다운 이야기에 별다른 진전이 없고 화려한 사교계의 모습 역시도 이미 적응이 된 터인지라 시즌 1에 비해서는 훨씬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흥미로운 뒷이야기
브리저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리젠시 시대 화려한 영국 사교계의 의상들이다. 브리저튼 시즌2 제작 당시 회당 90벌 이상의 의상이 준비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첫번재 에피소드에서는 무려 146벌의 의상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눈에 잘 띄지 않아 몰랐는데, 다이아몬드 무도회 때 필리파 페더링턴이 입고 나온 드레스는 보기에는 평범해 보였으나 이 드레스에 무려 14000개의 크리스털이 박혀있다고 한다. 그리고 신기했던 것은 시즌 1에서 사용된 말들이 시즌 2에서도 동일하게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말과 배우가 이미 유대감을 쌓은 상태라서 촬영이 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뒷이야기는 시즌2의 앤소니 수염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시즌 1에서 앤소니는 구레나룻을 기른 상태였으나, 시즌 2에서는 자른 상태로 등장을 한다. 나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즌 2에서는 그가 이마에 보톡스를 맞은 듯한 느낌도 받았다. 어쨌든 그의 외모는 시즌 1에 비해 조금 더 단정하게 변했는데, 이것이 원래 시즌 1에서는 아버지가 그랬듯이 구레나룻을 기른 것이고 시즌 2에서는 그가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걸 표현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구레나룻이 있던 앤소니의 모습이 조금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이런 뒷이야기들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드라마를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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