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회사원의 생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는 1939년에 쓰인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원래 원작에서는 주인공 월터 미티가 자신의 부인이 하는 쇼핑을 따라다니다가 공상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이미 1947년에도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영화계에서는 꽤나 인정받았다. 이후 2013년에 다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소설보다는 1947년도 영화에 조금 더 가깝게 만들어졌다. 영화의 인기가 꽤나 좋아서, 한국에서는 2017년에 재개봉하기도 했다.
주인공인 월터 미티는 "LIFE"라는 잡지사에서 16년째 사진 현상을 담당하며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월터는 특별한 것이 없는 사람이었고, 하고 싶은 일이나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직접 말로 꺼내지는 않고 자신만의 상상에서 그치곤 했다. 그가 원래부터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월터는 어릴 때 동네 스케이트보드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그만큼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는 가장이 되었고, 일반적인 직장인으로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상상은 언제나 활기가 넘쳤다. 그는 소소한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버스터나 판타지 급의 상상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출근한 월터 미티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라이프 지가 다른 회사로 팔렸으며, 그로 인해 구조조정 중인 것을 알게 되었다. 한편 그는 그가 입사한 이후로 라이프 지에 계속 사진을 투고했던 사진작가 숀 오코넬에게 지갑과 필름 원본을 선물 받는다. 선물 안에는 "세상의 무수한 장애물을 넘고, 벽을 허물며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게 바로 인생(LIFE)의 목적이다"라는 라이프 지의 모토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숀 오코넬은 25번째 사진은 꼭 잡지의 표지로 써줬으면 좋겠다며, 그 사진에 자신의 작가 인생의 정수를 담았다고 적어두었다. 그러나 월터가 받은 원본에는 정작 25번째 사진이 없었다. 자신의 마지막 작업을 꼭 완수하고 싶었던 월터는 이제는 상상에서 벗어나, 직접 그린란드로 향하게 된다.
현실이 상상이 되다
월터가 찾고 있는 숀의 행방은 알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숀이 매번 지역을 옮겨 다니며 자연을 촬영하는 사진작가였기 때문이었다. 월터는 숀이 사진 고료를 받아간 곳의 주소를 통해서만 숀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었는데, 숀이 마지막으로 고료를 받아간 곳이 그린란드의 술집이었다. 그 술집에서 월터는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남자와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된다. 이후 그 남자의 손가락이 숀의 사진에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낸 월터는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까스로 쫓아가 헬기 위로 뛰어오른다. 그러다 목적지인 배에 도착했으나 배의 크기가 작아 헬기의 착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는 마음을 굳게 먹고 하늘 위에서 배 위로 뛰어내리지만 바다에 빠지게 되면서 상어에게 덮쳐진다. 그는 들고 있던 서류가방 하나만으로 상어에 맞서 싸웠고, 의식을 잃었다. 그 후 월터는 겨우 배 위로 옮겨지긴 했으나 무전기를 바다에 빠뜨려버렸고, 숀과 연락이 되던 유일한 도구인 무전기를 잃어버리면서 숀의 행방은 또다시 미궁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월터는 숀이 먹었던 케이크 포장지에 쓰여있던 글귀를 보게 되었고, 그 글귀를 따라 아이슬란드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월터는 한 대밖에 없는 자전거를 차지하기 위해 엄청난 질주를 하기도 하고, 그 자전거를 쟁취한 뒤 타고 다니다 자전거가 박살이 나기도 했다. 그러다 그가 묵고 있던 숙소의 주인이 갑자기 내려와서 화산이 폭발할 거라고 빨리 차에 타라고 한다. 알고 보니 숀은 곧 폭발할 화산의 모습을 찍으려고 그 장소를 방문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숀을 만나는 것에는 실패했고, 이후 숀을 찾기 위해 다시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게 된다. 항상 직장 밖으로 뛰쳐나가는 상상만 했던 월터가, 숀을 만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게 되는 이야기는 참 흥미롭다. 그가 이렇게 뛰어다닌 결과 숀을 과연 만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 25번째 사진은 과연 무엇일지 정말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물론 어떤 사진일지, 어디에 사진이 있을지 대충 짐작은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터와 함께 하는 상상 같은 현실 여행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INFP 유형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
한국에서는 MBTI 성향 테스트가 유행한지 꽤 오래되었다. INFP 성향은 E(외향)/I(내향), S(감각)/N(직관), T(사고)/F(감정), J(판단)/P(인식) 중에 내향, 직관, 감정, 인식을 더 중요시하는 성격이다. Infp 유형의 내향성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보다는 본인 내면의 자아를 탐구하고자 하고, 개개인의 가치와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직관적이어서 자유로운 상상을 하고, 개방적인 사고에 두각을 나타내는 편이다. 또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논리적으로 하는 선택보다는 인간의 감정이나 가치판단에 따른 선택을 하게 된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에도 구체적인 목적을 갖고 계획을 세워 그에 맞게 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유동적으로 행동한다. INFP 유형의 사람들은 망상을 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나 역시도 그렇다. 상상하고, 망상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인공인 월터 미티도 평소에는 상상만 많이 하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상상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수많은 INFP 유형들의 꿈같은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자신의 MBTI 유형이 INFP라면 이 영화를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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